영양 '핫' 이슈
종자유(seed oils)를 둘러싼 논쟁: 과학적 근거와 영양학적 균형
김성은 교수
숙명여자대학교 식품영양학과
sekim@sookmyung.ac.kr
들어가며
최근 해외를 중심으로 종자유(seed oils, 식물성 기름)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일부에서는 종자유가 고온 조리 과정에서 독성 물질을 생성하고 염증 반응 및 면역 기능 저하를 유발한다는 주장을 제기한다. 이러한 논의는 국내 언론과 SNS를 통해 빠르게 확산되며 소비자 혼란을 가중시키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주장 중 상당수는 제한적인 근거를 일반적인 식생활 전반으로 확대 해석한 경우가 많다.
종자유의 지방산 특성과 건강 영향
종자유에는 n-6 계열 다중불포화지방산(PUFA), 특히 리놀레산(linoleic acid)이 풍부하다. 리놀레산은 체내에서 아라키돈산(arachidonic acid)의 전구체가 될 수 있으며, 이로 인해 염증 반응을 촉진할 수 있다는 가설이 제기되어 왔다[1].
그러나 혈중 지방산을 생체지표로 활용한 대규모 코호트 연구 및 통합 분석 결과, 혈중 리놀레산 농도가 높을수록 심혈관질환 발생 위험과 전체 사망률이 낮은 경향이 일관되게 관찰되었다. 또한 아라키돈산 농도 역시 심혈관질환 및 전체 사망 위험 증가와 유의한 관련성을 보이지 않는 것으로 보고되었다[2,3]. 이는 종자유를 일률적으로 염증 유발 식품으로 규정하는 해석이 과학적으로 타당하지 않음을 시사한다.
고온 조리와 산화: 종자유의 문제인가, 사용 방식의 문제인가
불포화지방산은 구조적으로 산화에 취약하며, 특히 튀김과 같이 고온에서 반복적으로 가열할 경우 알데하이드류와 같은 산화 부산물이 생성될 수 있음이 실험 연구를 통해 확인되었다. 동일한 조리 조건에서도 기름의 지방산 불포화도, 특히 PUFA와 MUFA의 비율에 따라 산화 반응 속도와 산화 부산물 생성 양상이 유의하게 달라지는 것으로 보고되었다[4,5]. 또한 조리 온도가 상승할수록 지질 산화가 가속화되며, 고온 조건에서는 알데하이드와 같은 2차 산화 부산물의 생성이 현저히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4].
그러나 이러한 현상은 종자유 자체의 독성이라기보다는 조리 환경과 사용 방식의 문제로 해석하는 것이 타당하다. 실제로 가정 조리 환경에서 신선한 기름을 사용하고 반복 가열을 피할 경우, 인체에 유의미한 수준의 유해 물질이 축적될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평가된다.
기름의 ‘출처’보다 중요한 것은 지방산 조성이다
최근 일부에서는 동물성 기름이 고온 조리에 더 안정적이라는 이유로 식물성 기름보다 건강에 유리하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그러나 영양학적 관점에서 기름의 건강 영향은 동물성 또는 식물성이라는 ‘출처’보다, 포화·불포화지방산의 구성과 장기 섭취 결과에 의해 좌우된다.
최근 JAMA Internal Medicine에 발표된 대규모 전향적 분석에 따르면, 버터 섭취는 전체 사망률 증가와 관련된 반면, 카놀라유·올리브유·콩기름 등 식물성 기름 섭취는 전체 및 심혈관 사망률 감소와 유의한 관련성을 보였다. 특히 버터 10g을 식물성 기름으로 대체할 경우, 전체 및 암 사망률이 각각 17% 감소하는 것으로 보고되었다[6]. 이는 포화지방산 비율이 높은 동물성 기름의 과다 섭취가 장기적으로 건강상 불리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지방산 균형의 중요성
종자유 논의에서 간과되기 쉬운 핵심은 n-6 지방산의 ‘절대량’보다 n-3 지방산과의 상대적 균형이다. 실제로 혈중 n-6/n-3 지방산 비율이 높을수록 전체 사망률, 암 및 심혈관 사망 위험이 증가한 반면, n-6 및 n-3 지방산 각각은 단독으로는 사망 위험 감소와 연관되는 경향을 보였다[7]. 이는 특정 지방산을 배제하기보다 균형 잡힌 섭취 전략이 중요함을 의미한다.
맺으며
종자유를 둘러싼 최근 논쟁은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사회적 흐름을 반영한다. 그러나 과학적 맥락을 벗어난 단순화된 메시지는 식사의 균형을 해칠 수 있다. 종자유는 사용 방식과 식단 전반의 지방산 구성에 따라 충분히 건강한 지방 공급원이 될 수 있으며, 영양 전문가들은 이러한 균형 잡힌 시각을 바탕으로 근거 중심의 정보를 전달해야 할 것이다.
참고문헌
- Simopoulos AP. Omega-6/omega-3 essential fatty acid ratio and chronic diseases. Food Rev Int. 2004;20:77-90.
- Marklund M, et al. Biomarkers of dietary omega-6 fatty acids and incident cardiovascular disease and mortality. Circulation. 2019;139:2422-2436.
- Virtanen JK, et al. Serum n-6 polyunsaturated fatty acids and risk of death. Am J Clin Nutr. 2018;107:427-435.
- Peng C, et al. Effects of cooking method, cooking oil, and food type on aldehyde emissions. Food Chem. 2017;235:326-336.
- Roman O, et al. Oxidative reactivity of unsaturated fatty acids from sunflower, high oleic sunflower and rapeseed oils subjected to heat treatment, under controlled conditions. LWT Food Sci Technol. 2013;52:49-59.
- Zhang Y, et al. Butter and plant-based oils intake and mortality. JAMA Intern Med. 2025;185(5):549-560.
- Zhang Y, et al. Higher ratio of plasma omega-6/omega-3 fatty acids is associated with greater risk of all-cause, cancer, and cardiovascular mortality: A population-based cohort study in UK Biobank. Elife. 2024;2:RP90132.